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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금융상품 VS 복합상품: 헷갈리기 쉬운 두 회계 개념 정확히 알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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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금융상품 VS 복합상품: 헷갈리기 쉬운 두 회계 개념 정확히 알기

지파지파 2025. 5. 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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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상품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기업의 회계처리에도 복잡성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복합금융상품(Compound Instrument)'과 '복합상품(Hybrid Instrument)'은 한글 명칭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회계적으로는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오늘은 이 두 개념의 차이점과 실무적 의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두 개념의 기본 정의

복합금융상품(Compound Instrument)

복합금융상품은 발행자 입장에서 금융부채 요소지분상품 요소가 하나의 금융상품에 동시에 포함된 형태를 말합니다. 즉, 하나의 증권 안에 부채적 성격과 자본적 성격이 모두 존재하는 것입니다.

복합상품(Hybrid Instrument)

복합상품은 주계약(host contract)과 내재파생상품(embedded derivative)이 결합된 형태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주계약은 금융부채이며, 여기에 파생상품(옵션, 선도, 스왑 등)이 결합되어 있는 구조입니다.

구조적 차이점

이 두 개념의 근본적인 차이는 결합된 요소의 성격에 있습니다:

복합금융상품: 부채 + 자본

  • 발행자에게 금융자산을 인도해야 할 의무(부채 요소)
  • 발행자의 자기 지분상품(자본 요소)이 결합

복합상품: 주계약 + 파생상품

  • 기본이 되는 주계약(대개 금융부채)
  • 그에 결합된 파생상품(옵션, 선도계약 등)

전환상환우선주(RCPS)에서의 적용

전환상환우선주(RCPS: Redeemable Convertible Preferred Stock)는 상환권과 전환권이 모두 부여된 복합적인 우선주입니다. 이 증권이 복합금융상품이 될지, 복합상품이 될지는 누가 상환권을 보유하는지와 전환조건의 특성에 따라 결정됩니다.

투자자가 상환권을 보유하는 경우

투자자가 상환권을 보유한다는 것은 투자자의 요구에 따라 발행자가 의무적으로 투자금을 상환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발행자 입장에서 금융자산 인도 의무를 회피할 수 없으므로 금융부채 요소가 발생합니다.

이때 전환권의 특성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됩니다:

1. 복합금융상품: 투자자 상환권 + 확정수량 전환조건

  • 상환권(부채 요소): 투자자가 상환권을 보유하므로 발행자에게 금융부채 요소가 발생
  • 전환권(자본 요소): 전환 시 교부할 자기 지분상품(주식)의 수량이 확정되어 있으면(예: 우선주 1주당 보통주 1주) 지분상품 요소로 분류
  • 회계처리: 부채 요소와 자본 요소를 분리하여 각각 인식

예시:

(발행 시)
(차변) 현금                       100,000,000
     (대변) 상환우선주부채(부채 요소)   70,000,000
            전환권(자본 요소)        30,000,000

2. 복합상품: 투자자 상환권 + 변동수량 전환조건

  • 상환권(주계약): 투자자가 상환권을 보유하므로 발행자에게 금융부채가 발생하며, 이것이 주계약이 됨
  • 전환권(내재파생상품): 전환 시 교부할 주식 수량이 변동 가능한 경우(예: 리픽싱 조항이 있어 주가에 따라 전환비율이 조정되는 경우) 파생상품 부채로 분류
  • 회계처리: 주계약인 부채와 내재파생상품을 함께 금융부채로 인식하거나, 경우에 따라 분리하여 인식

예시:

(발행 시)
(차변) 현금                       100,000,000
     (대변) 상환우선주부채(주계약)      80,000,000
            파생상품부채(전환권)       20,000,000

구체적인 예시를 통한 이해

복합금융상품의 예: 확정수량 전환조건이 있는 전환사채

A회사는 5년 만기, 액면가 1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했습니다. 투자자는 만기 전 언제든지 전환사채를 A회사 보통주 10,000주(확정수량)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 부채 요소: 만기에 원금을 상환해야 할 의무
  • 자본 요소: 확정수량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

따라서 이 전환사채는 복합금융상품으로 분류되며, 발행 시 부채 요소와 자본 요소의 공정가치를 평가하여 분리 인식합니다.

복합상품의 예: 리픽싱 조항이 있는 전환사채

B회사는 5년 만기, 액면가 1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했습니다. 투자자는 만기 전 언제든지 전환사채를 B회사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으며, 주가가 하락할 경우 전환가격이 조정되어 더 많은 주식을 받게 되는 리픽싱 조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경우:

  • 주계약: 만기에 원금을 상환해야 할 의무(금융부채)
  • 내재파생상품: 변동수량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파생상품 부채)

따라서 이 전환사채는 복합상품으로 분류됩니다.

회계처리의 차이점

복합금융상품의 회계처리

복합금융상품은 최초 인식 시 부채 요소와 자본 요소로 분리합니다:

  1. 먼저 부채 요소의 공정가치를 측정(유사한 비전환 부채의 시장이자율 적용)
  2. 발행대가에서 부채 요소의 공정가치를 차감한 나머지를 자본 요소로 배분
  3. 부채 요소는 상각후원가로 측정하며, 유효이자율법을 적용하여 이자비용 인식
  4. 자본 요소는 최초 인식 후 재측정하지 않음

복합상품의 회계처리

복합상품의 회계처리는 내재파생상품의 분리 요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1. 내재파생상품이 주계약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지 않고, 분리 가능하며, 별도의 파생상품 정의를 충족하는 경우: 주계약과 내재파생상품을 분리하여 회계처리
  2. 분리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경우: 전체를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부채로 분류하여 매 보고기간 말 공정가치로 측정, 변동분은 당기손익으로 인식

재무제표 영향 비교

복합금융상품의 영향

  • 재무상태표: 부채 요소는 금융부채로, 자본 요소는 자본으로 표시
  • 손익계산서: 부채 요소에 대한 이자비용만 인식, 자본 요소는 손익에 영향 없음
  • 자본변동표: 자본 요소가 자본의 일부로 표시됨

복합상품의 영향

  • 재무상태표: 전체가 금융부채로 표시됨(또는 주계약과 내재파생상품이 모두 부채로 표시)
  • 손익계산서: 주계약에 대한 이자비용 및 내재파생상품의 공정가치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 인식
  • 자본변동표: 직접적인 영향 없음

실무적 시사점

기업 입장에서의 고려사항

  1. 재무구조 영향: 복합금융상품은 일부가 자본으로 분류되므로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반면 복합상품은 전체가 부채로 분류되어 부채비율이 증가합니다.
  2. 손익 변동성: 복합상품, 특히 내재파생상품이 공정가치로 측정되는 경우 공정가치 변동에 따른 손익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3. 발행 조건 설계: 기업은 자금조달 시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가능한 복합금융상품 형태로 분류될 수 있는 조건(확정수량 전환조건 등)을 선호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의 고려사항

  1. 안전장치: 투자자는 주가 하락 위험에 대비해 리픽싱 조항 등 변동수량 전환조건을 선호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발행자 입장에서는 복합상품으로 분류되는 원인이 됩니다.
  2. 상환권 보유: 투자자는 투자금 회수를 보장받기 위해 상환권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역시 발행자 입장에서 금융부채 요소를 발생시킵니다.

결론: 용어는 비슷해도 본질은 다르다

'복합금융상품'과 '복합상품'은 한글 명칭은 비슷하지만, 회계적 본질과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은 완전히 다릅니다. 복합금융상품은 부채와 자본이 결합된 형태로, 일부는 부채로, 일부는 자본으로 분류됩니다. 반면 복합상품은 주계약(대개 부채)과 내재파생상품이 결합된 형태로, 전체가 부채로 분류되거나 분리하여 회계처리됩니다.

기업의 재무담당자나 회계전문가는 이러한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금융상품 발행 시 의도한 회계처리와 재무적 영향을 고려하여 조건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투자자 역시 이러한 회계처리의 차이를 인지하고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상품의 구조가 점점 복잡해지는 현대 금융환경에서, 정확한 회계개념의 이해는 재무정보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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